이강욱은 세포를 모티프로 생명체의 유기적 연결과 우주의 흐름을 회화 안에 담아내는 작업을 지속해 온 작가다.
초기에는 손, 나뭇잎, 세포 조직 등 구체적 형상을 통해 세계를 들여다보는 ‘확대된 시선’을 표현했고, 점차 대상의 외곽을 지우고 레이어를 쌓으며 추상적 형태와 우주의 구조를 화면 위에 구현해 왔다. 작가는 다양한 회화적 시도를 통해 화면 위에 깊이와 흐름을 동시에 부여하는데, 아크릴, 연필, 코팅, 유리구슬 등 재료 간의 결합을 통해 생명체의 내면처럼 다층적인 조형 세계를 구축한다.
2015년부터 세포의 리듬과 움직임을 담은 《Gesture》 연작을 통해 더욱 과감한 색채와 행위의 흔적을 회화에 적용하며, 동양적 사유와 서양 추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작업으로 확장되었다. 이는 고대 인도의 ‘우파니샤드’ 철학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인간 내부(아트만)와 우주 전체(브라만)의 일체감을 화면 위에 형상화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그의 회화는 ‘보이지 않는 공간(Invisible Space)’을 주제로 선과 톤, 물성과 층위를 통해 끊임없이 변화하는 공간과 시간의 흐름을 감각적으로 드러낸다. 이강욱의 작업은 한국 모노크롬 회화에서 공통으로 드러나는 절제와 반복, 물성 탐구의 계보 위에 있으면서도 장식성과 레이어링이라는 요소를 회화적 언어로 정교하게 전환한다. 반짝임과 깊이, 단순한 조형 안에 숨어 있는 복잡한 레이어는 관람자의 위치와 조명에 따라 다른 감각을 유도하며, 회화의 평면성을 넘어선 새로운 환영의 공간을 만들어낸다.
이강욱의 회화는 결국 2차원의 캔버스를 매개 삼아 사유하고, 감각하며, 우리 내면의 세계와 우주의 움직임을 연결 짓는 또 하나의 추상적 우주를 제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