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선이 빚어낸 위로와 감각… 김민석·이가진·하태임 3인전 《곡선의 미학》 개최
뉴스인
김새봄 기자
출처 : 뉴스인(http://www.newsin.co.kr) 
- 곡선에 담긴 인내의 시간과 유연한 위로… 페이토 갤러리 3인전


[뉴스인] 김새봄 기자 = 페이토 갤러리는 오는 2026년 1월 14일부터 2월 14일까지 김민석, 이가진, 하태임 작가가 참여하는 3인전 '곡선의 미학(The Aesthetics of Curves)'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곡선이 지닌 조형적 가능성과 그 이면에 숨겨진 미학적 가치를 탐색하며, 각기 다른 매체와 언어로 곡선을 사유해 온 세 작가의 작업을 한자리에서 조망한다.

전시는 “나를 끌어당기는 것은 각진 모서리도, 딱딱하고 유연하지 못한 직선도 아니다. 나를 매료시키는 것은 자유롭고 관능적인 곡선이다”라는 문장을 출발점으로 삼아, 화면을 부드럽게 가로지르는 선들의 흐름을 따라 축적된 시간과 예술이 선사하는 유연한 위로를 관객에게 전하고자 한다.
로코코 시대 영국 화가 윌리엄 호가스(William Hogarth)는 S자형 곡선을 ‘미의 선(Line of Beauty)’이라 명명하며, 관람자의 시선을 생동감 있게 이끄는 생명력의 원천으로 보았다. 직선이 명확한 목적지와 효율을 상징한다면, 곡선은 시작과 끝의 경계를 허물며 그 사이의 과정과 움직임, 그리고 보이지 않는 감정의 흐름을 담아낸다.
이러한 곡선은 미술사 전반을 관통하는 핵심 조형 요소로 기능해 왔으며, 현대 미술에 이르러서는 단순한 형태를 넘어 작가의 신체성, 물질성, 시대적 사유를 담아내는 다층적 언어로 확장되고 있다.

김민석 작가는 디지털 툴의 매끄러운 조형 원리를 아날로그적 붓질로 치환하며, ‘실존의 무게’를 지닌 입체적 형상을 구축한다. 픽셀로 이루어진 가상의 볼륨을 수만 번의 덧칠을 통해 물리적 양감으로 전환하는 그의 작업 과정은, 본질이 희미해진 동시대에 대한 응답이자 회화적 집요함의 기록이다. 화면 속 올록볼록한 곡선들은 시각을 넘어 촉각적 실재감을 환기시킨다.

이가진은 전통 청자의 시각언어를 전복하며, 공간을 점유하는 푸른 흐름을 창조한다. 도자의 내부를 비우고 대신 표면에 청자 유약 특유의 투명한 부피감을 채워 넣음으로써, 가마 안에서 불과 시간이 만들어내는 유려한 곡면을 구현한다. 그의 작업은 평면과 입체의 경계를 넘나들며, 도자가 지닐 수 있는 새로운 서정성과 조형적 긴장을 동시에 제시한다.

하태임의 작업에서 곡선은 반복되는 신체 행위가 캔버스 위에 남긴 ‘유동하는 호흡’이다. 신체의 회전 반경을 따라 그어진 색선들이 겹겹이 쌓이며, 각각의 색채가 지닌 기억과 감각을 화면 위로 소환한다. 중첩된 곡선의 선율은 시각적 리듬을 넘어, 언어 이전의 감각과 조우하는 명상적 경험을 제공한다.

이번 전시는 김민석의 압도적인 볼륨감, 이가진의 청아한 물질성, 하태임의 경쾌한 리듬이 ‘곡선’이라는 공통의 교차점에서 만나 서로의 예술적 세계관을 확장하는 자리다. 화면을 가로지르는 부드러운 선들의 흐름 속에서, 관객은 인내의 시간과 예술이 지닌 치유의 힘을 함께 마주하게 된다.한편 전시의 사유는 현대 건축의 거장 오스카 니에메예르가 말한 ‘자유로운 곡선’의 철학과도 맞닿아 있다. 그는 직선의 완고함 대신 자연과 인체에서 발견되는 곡선의 생명력을 찬미하며, 곡선을 삶과 우주의 박동을 시각화하는 본질적 언어로 바라봤다.

페이토 갤러리는 2021년 12월 개관한 이후, 미술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열린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캐나다 밴프에 위치한 페이토 호수(Peyto Lake)에서 이름을 따온 갤러리는, 자연의 아름다움과 예술의 설득력을 동시에 지향한다.
특히 자연광이 유입되는 4층 전시 공간은 외부 풍경과 작품이 어우러지는 감상 환경을 제공하며, 국내외 다양한 작가를 소개하는 예술적 가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곡선의 미학 The Aesthetics of Curves' 전시는 곡선이 지닌 감각과 사유의 깊이를 통해, 오늘의 관객에게 부드럽지만 깊은 울림을 전할 예정이다.
JANUARY 21,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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