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눈을 뜨는 그 순간부터 빛과 색채를 인지합니다. 자연을 이루는 모든 생명체와 사물은 고유의 색을 가지고 있으며 우리의 삶을 표현하는 수단이 되기도 합니다. 패션, 인테리어, 건축, 산업디자인, 도시 환경에 이르기까지 색은 물리적, 심리적 특성을 품고 조형적으로 활용되어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매 순간 색과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태양의 빛이 뜨고 자연이 탄생하고 인류와 문명이 발달하게 되면서 인류에게 있어 색은 지역이나 문화, 역사적 배경을 입고 오랜 시간에 걸쳐 상징적 의미를 담았습니다. 고대 세계에서 보라색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황제, 권위, 명성, 존엄성을 상징하였으며, 로마제국의 황제를 상징하는 색은 빨강, 중국의 황제는 노랑(금) 등 신분을 표현하는 수단이 되기도 하였으며 결혼드레스는 흰색, 장례와 관련된 색은 검정 등 관혼상제까지 생활 전반의 영역은 물론, ‘흑백 논리, 새빨간 거짓말, 푸르른 젊은 날’ 등 성격이나 감정, 상황 등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색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회화, 조각, 건축 등 예술활동을 포괄하는 조형미술을 구성하는 요소는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점과 선, 선이 이어져 만들어지는 형태, 공간과 구성, 재질, 생상 등 다양한 요소가 모여 미술 작품이 됩니다. 그 중에서도 색은 대상을 바라보았을 때 첫 눈에 들어오는 시각적 자극 요소입니다. 또한 색은 같은 대상이라도 변주를 줄 수 있는 중요 요소이며 감정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작가의 고유한 감정과 스타일을 보여주는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페이토갤러리는 2022년 첫 전시로 색에 집중하여 각기 다른 개성을 가지고 국내외 미술계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다섯 명의 작가 권은영, 김민수, 김태균, 문평, 이가진 작가의 작업을 통해 현대 회화에서 나타나는 색의 다양성과 의미를 경험하고 작가만의 색을 마주할 수 있는 《색을 마주하다 Look at the Color》를 마련하였습니다.
식물의 가시를 모티프로 한 독특한 조형미에 백자의 흰색을 베이스로 변주하는 유약의 운율과 골드 컬러를 가미한 권은영, 강렬한 붉은색을 주조색으로 하여 전통과 현대, 동양과 서양의 간극을 좁히고 부귀영화에 대한 인간의 열망을 현대화 하는 김민수, 동해 바다의 깊고 깊은 블루를 바인더 속에 담아내는 김태균, 조선백자의 달항아리에 독특한 텍스쳐와 유약을 이용하여 자신만의 스타일을 정립한 문평, 현대의 기술과 컬러 기법을 활용하여 청자를 재해석한 작업의 이가진의 작업까지 다양한 색은 작가들에게 영감이자 표현의 방법이 되어 우리의 시선 속에 담깁니다.